“나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 류승룡의 좌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던진 현실의 무게

토일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에서 배우 류승룡이 연기한 김낙수 부장의 좌천 장면은 단순한 드라마 속 한 에피소드가 아니다. 그 순간의 무게와 감정이 안방극장까지 파고들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저마다의 회사생활과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1. 부장 타이틀의 무게 : 위태로워진 자리를 지키다

 

김낙수 부장은 대기업 ACT 영업팀에서 25년 차 부장으로 자리 잡아 온 인물이다. 스스로 “내가 할 만큼 했다”고 믿으며 팀원들을 이끌고, 전국을 돌며 실적을 내왔다. 하지만 그만큼 타이틀과 책임감은 무거웠다. 그가 맡은 자리엔 끊임없는 실적 압박과 조직 내 암묵적 경쟁이 뒤따랐다. 이런 상황 자체가 이미 불안의 씨앗이었다. 

2. 애써 달렸지만 끝내 받은 통보 : 영업팀 → 공장 관리직 발령

 

4회에서 가장 강렬했던 장면은 바로 김낙수가 영업팀에서 공장 관리직으로 발령을 받는 통보를 듣는 순간이다. “나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라며 애원하지만 이미 인사는 결정된 뒤였고, 그는 팀원과 가족의 앞에서 체면을 지키지 못한 채 혼자 설움을 삼켰다. 

백정태 상무(유승목 분)의 저녁 식사 초대, 아내 박하진(명세빈 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 동기 허태환(이서환 분)을 마주한 씁쓸한 승부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그의 좌천은 마치 ‘운명처럼’ 다가왔다. 

3. 가족·팀원조차 지켜내지 못한 부장 김낙수의 외로움

 

부장이라는 타이틀 아래 팀원들의 고과 점수를 배당하고 전국을 누비던 그였지만, 위기 앞에서 그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점점 줄어들었다. 아내의 걱정 섞인 말, 동료의 미묘한 시선, 그리고 경쟁자였던 입사 동기의 존재… 모두 그에게는 더 이상 ‘안정’을 보장해주지 못했다.

그가 마지막까지 붙잡았던 것은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그 믿음이 좌천이라는 현실 앞에 무너지는 모습은, 단지 연기된 장면이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이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씁쓸한 현실이었다.

4.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남은 그 장면 : 안방극장이 함께 울었다

 

해당 회차 방송은 수도권 시청률 4.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댓글창과 커뮤니티에서 “회사에서 나처럼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부장의 무게가 이렇게 외로울 줄 몰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는 결국, ‘부장’이라는 위치가 얼마나 많은 기대와 책임, 그리고 불안 위에 서 있는가를 담담하게 보여줬다.

김낙수가 퇴근길 차 안에서 담담히 숨을 고를 때, 그 영상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됐다. “진짜로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나는 지금 쓸모 있는 사람인가”라는 묵직한 성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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